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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 잡는 방법?... 해법은 정보를 실천하는 실행력 [인터뷰]
[인터뷰] 내과 전문의 김춘섭 원장
당뇨병, 지식보다 '실천'이 중요… 식사·운동·약물의 균형 필요
꾸준한 관리로 합병증 없이 건강한 일상 유지 가능... 가족의 지지 역시 큰 힘
당뇨병은 진단 자체보다도 이후의 꾸준한 관리가 더 중요하다. 하지만 '완치가 어렵다', '합병증이 무섭다'는 인식 탓에 환자들은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을 먼저 마주하게 된다. 실제로 당뇨병은 일시적인 치료로 끝나는 병이 아니라, 철저한 식사 조절과 운동, 필요시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하는 평생 관리 질환이다.
내과 전문의 김춘섭 원장(김춘섭내과의원)은 "당뇨는 지식보다 실천이 중요한 병"이라며, 진단 직후 환자들이 흔히 느끼는 막막함부터 식사·운동·약물 치료의 균형, 합병증 예방까지 당뇨병 관리의 핵심 원칙들을 짚었다.
q1. 처음 당뇨병 진단을 받으면 대부분 충격과 두려움을 느끼는데, 진료실에서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나 걱정은 무엇인가요?
진단을 받은 직후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요?"입니다. 그 외에도 "음식을 그렇게까지 조심해야 하나요?", "혹시 이미 합병증이 생긴 건 아닌가요?" 등 구체적인 걱정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눈이 침침한 증상이 있던 분들은 "이게 당뇨 합병증인가요?"라며 불안해하기도 하고요.
환자의 성별에 따라 반응이 조금씩 다르기도 합니다. 여성 환자는 유전적 소인이 있는 경우가 많아 "이걸 어떻게 조절해 나가야 하나요?"라는 불안감을 크게 느끼고, 남성 환자는 스스로 식습관이나 음주 문제를 자각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같은 깊은 질문을 던지곤 합니다.
q2. 당뇨병은 '완치가 어렵다', '평생 관리해야 한다', '합병증이 무섭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당뇨병이 어떤 질환이고 왜 평생 관리가 필요한가요?
당뇨병은 체내에서 혈당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질환입니다.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해 혈당이 만성적으로 높아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유전적 요인과 잘못된 생활습관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고, 현재로서는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가 없습니다. 따라서 당뇨병은 '조절하며 평생 함께 가야 하는 병'으로 인식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q3. 그렇다면 당뇨병을 잘 관리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말은 어떤 의미인가요?
말 그대로 당뇨병은 잘만 관리하면 큰 합병증 없이 일반인과 다름없는 건강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가장 중요한 건 '꾸준함'입니다. 당뇨병은 단기간의 치료로 끝나는 질환이 아닙니다. 관리를 소홀히 하면 혈당이 다시 올라가고, 그로 인해 합병증 위험도 커지게 됩니다. 따라서 당뇨병 관리는 평생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로 받아들이고,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q4. 당뇨병 진단 후 치료는 약물부터 시작하나요? 식사와 운동만으로 조절할 수 있는 경우도 있나요?
당뇨병 치료는 당화혈색소(hba1c) 수치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수치가 7.0 이하이고, 증상이 없으며 비교적 젊은 환자라면 식사 조절과 운동만으로도 혈당을 충분히 조절할 수 있습니다.
반면, 당화혈색소 수치가 높거나 합병증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합니다. 즉, 치료 전략은 환자의 초기 상태와 전반적인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q5. 당뇨병 관리의 핵심인 식사, 운동, 약물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세 가지 중 하나를 꼽자면, 단연 식사입니다.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혈당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운동은 식사의 혈당 조절 효과를 높이는 보조 역할을 하며, 약물은 식사와 운동만으로 조절이 어려울 때 보완 수단으로 사용됩니다. 그래서 "식사 조절 없이는 어떤 약도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설명드리곤 합니다. 약에만 의존하는 방식은 올바른 당뇨병 관리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q6. 식사 조절이 어렵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탄수화물을 무조건 피해야 하나요? 꼭 지켜야 할 식사 습관도 알려주세요.
탄수화물을 무조건 피하는 것은 잘못된 정보입니다. 당뇨 환자에게도 탄수화물은 중요한 에너지원입니다. 다만, 양을 적절히 줄이고 정제되지 않은 형태의 탄수화물을 선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흰쌀밥 대신 현미나 잡곡을, 단 음료 대신 생수나 블랙커피를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천천히 그리고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끼니를 거르지 않으며 일정한 시간에 식사하는 습관만으로도 혈당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q7. 운동은 구체적으로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해야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되나요?
하루에 만 보 걷기를 가장 많이 권장합니다. 걷기는 쉽고 부담이 적으면서도 혈당 조절에 매우 효과적입니다. 여기에 가벼운 근력운동을 함께 병행하면 더욱 좋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함입니다. 주말에 몰아서 3시간 걷는 것보다 매일 30분씩 꾸준히 걷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q8. 혈당 측정이나 인슐린 주사 등 자가 관리가 부담스러운 초보 환자들은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요?
처음부터 인슐린 주사를 맞는 것은 아닙니다. 약물 치료로 혈당 조절이 가능한지 먼저 확인하고, 필요할 경우 단계적으로 인슐린 치료로 넘어갑니다.
주사나 혈당 측정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정확한 데이터를 알고 조절하는 것이 훨씬 빠른 길입니다. 요즘은 자동혈당측정기나 인슐린 펌프 같은 기기가 많이 발전해 사용이 훨씬 편리해졌습니다.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점차 익숙해지면 누구나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q9. 당뇨는 합병증이 더 무섭다던데, 합병증 예방을 위해 꼭 받아야 할 검사와 관리해야 할 수치는 무엇인가요?
당화혈색소(hba1c) 검사는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이와 함께 신장 기능을 확인하는 크레아티닌 검사와 소변 단백 검사, 그리고 망막 검사를 위한 정기적인 안과 방문도 필수적입니다.
당뇨 합병증은 눈, 신장, 신경, 발 순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연 1회 정기 검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특히 자각 증상이 없더라도 눈과 콩팥은 서서히 악화될 수 있어 정기 검진이 매우 중요합니다.
q10.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이 혈당에 영향을 준다던데, 심리적·정신적 관리도 중요할까요?
네, 매우 중요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 같은 호르몬 수치가 올라가 혈당이 상승하고, 수면 부족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입니다. 따라서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유지하고, 과도한 스트레스를 피하며 명상이나 걷기 같은 심리적 안정 활동을 병행하는 것도 당뇨 관리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q11. 꾸준히 관리해 큰 합병증 없이 건강하게 사는 환자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완치에 이르는 경우는 드물지만, 꾸준한 관리를 통해 합병증 없이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있다면 성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당화혈색소 수치가 10 이상이었던 환자가 1년 넘게 6.5 이하로 유지하며 별다른 문제 없이 일상생활을 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운동과 식사 조절, 약물 복용을 성실히 병행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당뇨 관리의 핵심입니다.
q12. 당뇨 환자와 함께 생활하는 가족이나 보호자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식사 준비를 맡고 있는 가족, 주로 배우자의 역할이 큽니다. 함께 식단을 조절하고 운동하며 생활 리듬을 맞춰주는 것이 큰 힘이 됩니다.
또한 처음 6개월은 환자가 열심히 관리하는 시기인데, 이때 가족의 지지가 혈당 안정에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6개월 이후에는 다시 예전 생활로 돌아가기 쉽기 때문에, 가족이나 주변인들의 지속적인 응원과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q13. 당뇨 진단 후 막막함을 느끼는 분들께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당뇨는 전문가의 조언을 들으면서 꾸준히 실천해야 하는 병입니다. 유튜브나 민간요법 등 잘못된 정보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습니다.
담당 의사가 권장하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규칙적인 식사, 걷기, 블랙커피 마시기, 단 음료와 사탕, 빵을 피하기만 해도 혈당 조절에 큰 도움이 됩니다.
당뇨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실행력입니다. 자신에게 맞는 꾸준한 방법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관리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