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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장암' 발병률 OECD 가입국 중 1위… 최우선 예방법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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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은 대장과 직장의 점막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발병 초기 별다른 자각 증상이 없어 증상이 나타났을 경우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됐을 확률이 높다. 따라서 빨리 발견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이 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 암 연구소(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 iarc)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장암 발병률은 oecd 가입국 중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종합 의학 저널인 '란셋'(the lancet)에 소개된 연구에 의하면 50대 미만 대장암 발병률 역시 우리나라가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내과 전문의 정인호 원장(강남웰니스내과의원)은 "대장암은 대장 내시경으로 검사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예방을 위한 가장 좋은 검사"라면서, "대장암의 발병률과 발병 증가 속도가 매우 빨리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내시경학회의 권고보다 조금 더 빨리 검사할 것을 권하는 추세"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대장암 예방을 위한 대장 내시경 검사 시행 시기와 주기, 주의 점 등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정 원장과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q. 대장 내시경 검사, 언제부터 받는 게 좋을까요?
내시경 학회의 기준에 따르면 검사는 50세 이상부터 약 5년에 한 번 정도를 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식습관과 생활 습관의 변화에 따라 대장암의 발병률과 발병 증가 속도가 매우 빨리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내시경 학회의 권고보다 조금 더 빨리 검사할 것을 권하는 추세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대에서의 대장암 증가 속도가 지난 10년, 20년 전과 비교했을 때 거의 2배 이상의 속도로 빨리 증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40대 초반에 대장암이 발견되는 케이스도 많아지는 등 발병 시기도 점차 빨라지고 있어서 30대에는 대장 내시경 검사를 시작하는 것을 개인적으로 권하고 있습니다.

q. 30대부터 대장 내시경 검사를 시작한다면 언제까지 검사를 받는 것이 좋을까요?
특별한 기저 질환이 없는 경우 보통은 75세 정도로 권하고 있지만, 개인의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만,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와 같은 가족력이 없는 건강한 성인이거나, 대장 용종을 다수 절제한 이력이 있는 가족력이 없다면 앞서 설명한 나이까지 검사를 받으면 충분합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조금 더 자주, 오래 검사를 받아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검사 주기도 대부분은 5년을 권하지만, 대장에 용종이 3개 이상으로 많이 발견됐거나, 발견된 용종의 크기가 큰 대장암 발생 '고위험군'에 포함되는 분들은 검사 주기를 조금 더 앞당기는 것을 권합니다.

q. 대장 내시경 검사 중에 발견되는 '용종', 왜 생기는 것이고, 어떤 의미인가요?
한 가지의 원인으로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다양한 유전적∙환경적 요인에 더하여 대장을 지나는 소화물들이 대장 점막에 유전적 변이, 즉 돌연변이를 일으키게 되고 이것이 용종이나 대장암으로 발전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마다 그 크기나 형태도 매우 다양합니다.

용종은 '전암병변'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말 그대로 암의 전단계인 병변을 의미하는데요, 대장암의 경우엔 약 90% 이상이 이 '용종'으로부터 진행됩니다. 대장암처럼 '전암병변'으로부터 진행하는 암이 거의 없는데, 대장암은 전암병변인 용종을 미리 제거하여 예방할 수 있으니 다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용종 중에서도 선종은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데요, 선종의 크기가 1cm라면 약 10%, 2cm 크기라면 약 45%가 대장암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크기가 커질수록 대장암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주기적인 대장 내시경 검사를 통해 미리 발견하고 제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대장 내시경 검사 방법 중 수면과 비수면 내시경 중 어떤 방법을 추천하시나요?
대장 내시경 검사는 대장을 잘 관찰하기 위해 공기를 집어넣어서 대장을 부풀린 후에 검사하고, 그 과정이 조금 고통스럽고 불편합니다. 검사를 하는 의료인도 수검자분들이 불편한 것을 알기 때문에 검사를 빨리 마치려다 보면 작은 병변의 경우 놓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따라서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이 있거나, 진정 계열의 약물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등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수면내시경을 통해 검사 중 고통을 줄이고 의료인도 안정된 상태에서 검사를 받으시기를 권해드립니다.

q. 대장 내시경 검사 후 주의할 점이 있을까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대장 내시경 검사는 대장을 부풀려서 검사를 하기 때문에 검사 후 불편감이 나타날 수 있고 용종 절제 및 조직검사 등 추가 시술을 이어서 하는 경우에는 그 불편함이 조금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시간이 지나면서 불편감이 호전되지만, 용종을 떼는 등 추가 시술이나 치료 내시경을 진행한 경우 약간의 피가 섞인 변을 보거나 복통이 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이 증상이 단기간에 회복되지 않고 아주 심하게, 또는 오래 지속되면 담당 의료진과 꼭 상의하여 추가적인 검사나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q. 대장 내시경 검사 외에도 대장암 예방이나, 장 건강에 도움 되는 예방법이 있다면요?
장 건강에는 사실 음식이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동물성 식품을 멀리하는 게 좋습니다. 동물성 식품의 경우 가열하면서 나오는 물질이 발암 물질인 데다, 소화돼서 장 밖으로 빠져나가는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럽게 발암물질이 장 점막에 접촉하는 시간도 길어지기 때문에 장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게다가 그런 동물성 지방을 분해하기 위해 간에서는 콜레스테롤이나 담즙산을 더 많이 생성하고 배출하게 됩니다. 그러면 담즙산과 콜레스테롤의 2차 부산물들이 장을 더 민감하게 하는 악순환을 만듭니다. 가공육을 하루에 약 50g 섭취하면 18%, 붉은 육류를 약 100g을 섭취하면 17% 정도 대장암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반대로, 식이섬유가 많이 포함된 채소를 섭취하는 것은 장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식이섬유는 몸 안에서 완벽하게 분해되고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장을 빠져나가는 시간이 빠르기도 하고 장 벽에 붙어 있는 변을 함께 가지고 배출돼 숙변을 제거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이렇듯 대장암 예방과 장 건강에는 주기적인 대장 내시경과 함께 식습관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기획 = 임지윤 건강 전문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