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 모터가 달린 것 마냥 쉴새 없이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최근 방영중인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는 여기에 ‘다말증’이란 재치 있는 이름을 붙였다.
'나의 해방일지'는 다양한 형태의 ‘말’에 관해 이야기한다. 의미 없이 흘러가는 말, 듣고 싶은 소중한 말, 정직한 말 등.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말은 ‘너무 많은 말’이다. 작중 염창희(이민기 분)는 옆자리 정선배(최보영 분)의 끊임없이 쏟아지는 말을 들으며 괴로워한다. 염창희는 정선배 더러 ‘다말증’ 환자라며 하소연한다. 말이 너무 많은 것을 ‘다(多)말-증’이라며, 일종의 증상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실제로 정신건강의학에서는 이러한 과도한 말하기 증상을 압력 언어(pressured speech), 과장된 언어(hyperverbal), 와해된 언어(disorganized speech) 등 여러 유형으로 분류한다. ‘압력 언어’는 마치 강요 받은 것처럼 빠르고 격양된 말하기, ‘과장된 언어’는 빠르게 점점 많아지는 말하기, ‘와해된 언어’ 논리적인 흐름이 맞지 않는 혼란스러운 말하기를 의미한다.
이러한 형태의 과도한 말하기는 정신 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말을 지나치게 많이 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질환은 양극성 성격 장애(bipolar disorder), 자기애성 인격 장애(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 주의력 결핍 장애(adhd), 조현병(schizophrenia) 등이 있다. 누군가의 특성을 쉽게 병리화하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러나 특정한 증상은 특정 질환의 징후일 수 있다. 만약 과도한 말하기 증상과 함께 신체적, 정신적 이상 증상이 동반된다면 병원에 방문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병리적 이유가 아니더라도 과도한 말하기는 일상생활에서 소통을 어렵게 하므로 개선이 필요하다. 그러나 본인 스스로 과다한 말이 문제라는 것을 인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말이 너무 많은지 확인하는 몇 가지 체크리스트를 소개한다.
아래 설명 중 대부분에 해당한다면 자신이 말을 너무 많이 하는 것은 아닌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다말증 극복하는 법
말을 너무 많이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누군가는 외로운 어린 시절의 영향으로 말을 많이 할 수도 있고, 말이 너무 없는 누군가와 관계를 이어 나가기 위해 말을 너무 많이 하게 된 것일 수도 있다. 또 내면의 공허함과 불안함을 채우기 위해 말을 많이 할 수도 있다. ‘말’은 자신을 드러내고 사람과 소통하는 중요한 수단이지만, 너무 많은 말은 상대방을 지치게 할 수 있다. 말이 너무 많고 자신의 말을 통제하는 것이 어렵다면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미국 건강정보사이트 healthline에서는 과도한 말하기를 극복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1. 대화의 균형 맞추기
대화는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평소 말을 많이 하는 편이라면, 대화할 때 자기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질문’으로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 상대방이 말할 때 다음에 무슨 말을 할지 생각하기보다는 그 사람의 말을 온전히 ‘듣기’를 연습해보는 것도 좋다. 상대방이 말할 때 방해하지 말고, 질문이 있다면 그들이 말을 끝내고 자연스러운 틈이 생길 때까지 기다려 보길 바란다.
2. 침묵에 익숙해지기
어떤 이들은 대화가 멈추는 것을 불안해한다. 이는 대화가 이어지지 않는 시간을 지루하다고 느끼며, 그 시간을 관계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침묵은 나쁜 것이 아니다. 침묵은 생각을 정리하고, 대화 중에 쏟은 에너지를 다시 채우는 시간을 제공한다.
만약 조용히 혼자 시간을 보내게 된다면, 그때 떠오르는 생들을 수첩에 정리해보자. 생각을 정리하면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비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3. 말하기 전에 생각하기
말하기 전에 그 말의 파급에 대해 미리 생각해보는 것은 늘 중요하다. 좋은 대화를 위해 자신이 하려는 말이 이전에 한 말과 같은 말은 아닌지, 이 말을 사람들과 나눠도 좋은지 등에 대해 미리 생각해보아야 한다. 말하기 전에 심호흡을 통해 마음을 다잡으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든 생각을 말로 쏟아내는 습관을 고칠 수 있을 것이다.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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